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 ‘지각변동’…원전·조선주 뜨고, 車·2차전지주 지고

지난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2720.64)보다 22.97포인트(0.84%) 내린 2697.67에 장을 마쳤다. 뉴시스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권의 순위 변동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에 수혜주인 원전·조선주와 피해주인 자동차·2차전지주 간 희비가 엇갈렸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18개 종목이 지난해 말과 비교해 많이 바뀌었다.  

 

순위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두산에너빌리티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자력 산업 활성화를 위해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용량을 4배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소식에 수혜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말 37위에서 13위로 무려 24계단이나 뛰었으며, 시총은 11조2420억원에서 25조8470억원으로 14조6000억 증가했다. 올해 주가 상승률은 130%에 달한다. 

 

두 번째로 크게 상승한 종목은 방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지난해 말 27위에서 6위로 21계단 올랐다. 조선주 한화오션은 지난해 말 33위에서 15위로 18계단, HD한국조선해양은 24위에서 17위로 7계단 올랐다. 

 

차기 정부가 추진할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에 금융주도 순위가 상향 조정됐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23위에서 19위로, KB금융은 8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위에서 3위, 삼성물산은 15위에서 14위가 됐다.

 

반면 자동차 종목과 2차전지 종목은 일제히 순위가 내려갔다. 포스코홀딩스는 13위에서 20위로 7계단이나 주저앉아 하락폭이 가장 컸다. 현대모비스(12위→16위), 기아(7위→10위), 현대차(5위→7위)도 내려앉았다.

 

다만 증권가는 자동차 관세 관련 악재가 선반영된 가운데,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한·미 정부 간 협상이 본격화할 경우 점진적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전·조선·방산업종의 경우 수주나 실적 개선이 지속되고 있어 이들 업종의 시장 주도력이 크게 바뀔 가능성은 낮다”며 “단기간에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팽창되다 보니 속도 조절 가능성은 열려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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